<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 채사장

2020. 3. 22. 14:39잡담

 

인상깊은 구절 발췌

 

 

-

"(전략) 가장 심오한 부분은 이것입니다.

나는 왜 존재하는가? 존재의 이유는 무엇인가?

왜 이 존재를 이어가야만 하는가?

왜 무無가 아니라 유有여야만 하는가?

최초의 의식은 생각에 잠깁니다. 또 다시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긴 시간 동안, 영원이라

불러도 그릇됨이 없는 유일한 방법으로 그는 소멸을 경험하고자 합니다.

죽음, 한계, 유한성, 끝을 경험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그는 스스로 분화하기 시작합니다.

분화된 것을 다시 분화되고 또 다시 분화됩니다. 최초의 의식은 이제 무수히 많은

의식으로 분열하며 생성과 소멸을 반복합니다.

이렇게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존재의 의미를 가늠하는 수많은 의식의 파편은 무엇입니까?

그것이 바로 당신이고, 나이고, 우리입니다.

우리는 거대한 의식의 한 부분이고, 그래서 그 거대한 의식의 속성과 뜻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파도가 방파제에 부딪혀 무수히 많은 포말로 부서진다 하더라도 그 포말의 본질이

바다인 것 과 같이 말입니다. (하략)"

-

그들은 여행자였다. 내면에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하나의 우주였고,

영원의 시간 속에서 내면의 우주를 관조하는 꺼지지 않는 불꽃, 하나의 신이었다.

얼마나 많은 세계를 여행하다 이곳에서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일까.

얼마나 많은 즐거움과 고통과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휘둘리다가

인간의 모습으로 눈떠 이곳 명동의 거리에서 함께 모이게 된 것일까.

나는 먼 과거의 어느 때에 만났을 것이고,

먼 미래의 어느 때인가 만나게 될 수많은 인연을 눈여겨보며 명동성당까지 걸어갔다.

(하략)

 

-

느낀점

 

존재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죽음이 있어야 한다.

존재만이 있다면 그것이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죽음과 소멸이 있기에

삶과 존재가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이 요즘에서야 와닿기 시작했다.

허나 의식의 발현이라는 부분은 공감이 가지 않는다. 내가 죽어도 나의 의식은 죽지 않고,

우주를 떠돌다 어딘가에서 다시 발현할 것이라는 부분은 잘 이해가 안된다...

영원한 단절이 아니라는 것은 책의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긴 하다.

미련과 집착의 결정체 같은 내가 이 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분명 내가 의식과 다른 개념을 혼동하고 있는 것 같은데 (예를 들면 환생같은) 아무튼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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