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마지막 날에서 3월의 첫 날

2019. 3. 3. 18:28잡담

 

 

 

 

 

2월의 마지막 날에서 3월의 첫 날의 시간들.

 

친구랑 고속터미널 꽃 도매상가에 갔다. 친구가 자기 생일 때(내일) 자축을 위한 꽃이 필요하다고해서 꽃 도매시장에 가 보기로 했다. 알아보니.. 물건 들어오는 시각이 오전 12시쯤이고 정리되려면 1-2시쯤에 가는 게 적당하다고 한다. 그리고 도매 아닌 사람은 찬밥이라는 것도..

고속터미널 경부선 상가 3층에 들어서니 정말 생소한 광경이 펼쳐졌다. 밖은 한적하고 인적이 드문데 여기 안은 다들 바쁘게 움직인다. 나도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이리저리 치인다. 부지런하게 꽃을 나르는 것을 보니 정신이 번쩍 든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졸렸는데..

 

 

 

 

튤립, 장미류가 가장 많이 보였다. 정말 오랜만에 맡아보는 식물 특유의 냄새였다. 나도 모르게 알싸한 꽃 향기를 상상했는데 사실 꽃에서는 강한 향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잊고 있었나보다.

주위가 다 꽃밭이라 걸으면서도 누워있는 느낌이 들었다. 쨍한 색도 예쁘고 오묘한 색도 예뻤다. 예쁜 것만 보면 만지고 싶다. 여리여리한 꽃잎..

 

 

 

집에 돌아오니 3. 버스가 끊겨서 고속터미널에서 집까지 걸어왔다. 친구가 사온 것들 펼쳐놓고 본격적으로 줄기랑 잎사귀 정리 시작. (나는 수국 하나만 샀다)

 

 

 

노란색이 프리지아, 자주색이 퍼플프린스, 분홍색이 피치, 보라색(?)

 

친구는 우리 집에서 재우고 새벽 5시쯤 잠들었다.

 

다음날은 9시에 일어났다. 증명사진 찍으러 나갔는데 오늘이 삼일절인 걸 간과했다. 못 찍었고..

혼자 edm페스티벌에 다녀왔다. 아이돌 콘서트나 아이돌이 나오는 페스티벌은 혼자 전국구로 많이 돌아 봤지만 edm은 처음이다. 야외에서 하는 페스티벌은 공연 시간도 길고 스테이지가 여러 개라 혼자 가면 조금.. 심심할텐데 이거는 실내고 장소가 옥타곤이라 망설이지 않고 신청했다. 그것도 전날에 봐서 전날에 결제했다. 가격부담도 적고 최선을 다해 놀아야한다는 부담감도 없어서 좋았다.. 돈 없는 사람들한테는 최고의 파티인 듯하다.

 

 

도착했는데 줄이 매우 길었다. 앞 뒤로 불평 불만소리하는 사람들로 가득.

 

 

옥타곤 입구. 드레스코드가 화이트였는데 나는 상의만 화이트라 솔직히 입장할 때 조금 쫄렸다. 하지만 아무 일 없음. 인포에서 하이파이브 하길래 당황했는데 포영서는 이게 문화인 듯했다.

 

 

4시쯤 입장했는데 락커룸 꽉 참. 짐 보관에 힘 빼지 않기 위해서 딱 카드지갑이랑 빗, 틴트만 가져왔는데 너무 잘 한 것 같다. 주머니에 넣고 롱패딩은 그냥 바 쪽에 올려두고 놀았다. 학교 돕바라 가져갈 사람도 없을 거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역시 클럽에는 비싼 거 가져오면 안 된다.

 

 

 

사진 찍고 보니 무슨 종교 집회같다. 나는 하얀 물결이 예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무섭다.

 

 

디제이 잘생김..

 

 

삼일절이라 마지막에 태극기 띄우고 떼창했다. 딱히 삼일절을 기리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굳이 말하자면 edm보다는 힙합이 더 좋긴 한데, 오랜만에 음악이 나를 감싸 안는 느낌을 느낄 수 있어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남 신경 쓸 필요도 없고, 흐름이 끊기지 않아서 가볍게 갔다 오기 딱 좋았음. 물론 밤에 놀 때(?) 만큼 그 이상으로 신나진 않았지만 말이다.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년 3월 21일  (0) 2019.03.21
[알바 로그] 롯데월드 캐스트 지원 및 면접  (0) 2019.03.18
[여행로그] 짐 싸기  (0) 2019.02.28
연초의 기록  (0) 2019.01.03
오글거림, 아카이빙에 관하여.  (0) 2019.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