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로그] 롯데월드 캐스트 지원 및 면접

2019. 3. 18. 05:10잡담

 

 

 

 

 

 

[알바 퀘스트 1] - 롯데월드 캐스트 지원하기, 및 면접 본 후기

 

 

나는 휴학을 했다. 그리고 지금 22살이다. 휴학 중에 깰 퀘스트 목록은 나중에 따로 포스팅할 생각이다.

(나는 매우 추상적인 인간이라 세분화해 목표 설정 해 놓지 않으면 나라는 인간 도무지 시작하질 않는다)

 

휴학 시작 2주차, 무엇을 하기 위해서는 돈, 그것도 충분한 양의 돈이 있어야 함을 깨닫는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한, 용돈까지 받아버리면 나는 휴학하는 동안 온실 속 화초로서 그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는 것 밖에

는 이룬 것이 없게 된다.

 

각설하고, 그렇게 충동적으로 롯데월드에 지원서를 넣게 된다.

 

롯데월드 캐스트 채용 홈페이지 화면

 

별도의 자기소개서가 필요하지 않아, 증명사진을 찍는 데에 들인 시간을 제외하면 지원서는 금방 써 낸 편이다.

보잘 것 없는 알바 이력을 총동원 해 텅텅 비었지만 나름 잘 정리했다고 생각한 지원서를 제출하고..

그렇게 계속 기다렸다.

 

그런데.. 답이 오지 않는다.

돈이 없어 초조해진 나는 근방에 있는 영화관 3사의 채용 공고를 모두 뒤져 지원서를 준비했다.

정확히 일주일 지났을 때인가, 롯데월드에서 서류 합격 문자 통보가 왔다.

 

   서류 합격 문자                                      

 

나중에 알고 보니 서류는 웬만하면 다 통과시켜 주는 편이라고..

면접이 바로 다음 날이라, 수요일 저녁 집에 돌아오자마자 면접 준비를 해야 했다.

 

덧붙여 말하자면, 나는 전에 면접에서 떨어져 본 경험이 있어, 그 이후론 뭐든 과하게 준비해가는 습관이 생겼다.

에이 설마 이 정도까지 준비해 오겠어?라고 생각하며 안일하게 면접장에 들어서는 순간 패한다,

내가 이 기회를 정말 붙잡길 원한다면, 이것저것 재지 말고 확실하게 준비해 가야 한다,

이것이 내가 얻은 교훈이다.

 

그래서 초록창에 #롯데월드캐스트 #롯데월드캐스트면접 이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거의 모든 것을 읽었다.

그리고 크게 3가지로 간추렸다.

 

1. 항상 웃을 것, 경청할 것 

2. 자기소개 및 지원동기, 원하는 파트와 그 이유

3. 상황 면접

 

1번은 면접장 내에서의 해야할 것이자 가아아아장 중요한 것이다.

2번은 면접관이 나에 대해 기본적으로 궁금해할 것, 그리고 나를 PR할 가장 최소한의 것이다.

만일 추가적인 질문이 없다면 이것 하나만으로 승부를 봐야하므로 이 부분을 가장 확실하게 준비하고 연습해가야 한다.

3번은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최근에 없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도 대기실에서 같은 조원들끼리 떠들며 들은 내용이라 확실친 않다.

 

나는 상황 면접이 실존하는 줄 알고 인터넷을 검색했을 때 나온 거의 모든 상황 면접 질문 내용을 정리해서 연습했다.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손님 정말 죄송하지만~'으로 시작해 완곡한 표현만 사용하면 어느정도 커버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말하면, 나는 서류에 '구사 가능한 외국어 부문'에 영어를 최상으로 체크했기 때문에.. 영어로도 연습해 갔다.

자기소개 및 지원동기, 그리고 상황 면접까지 영어로 몇 마디 내뱉어보고 나서야 안심이 되었다.

 

(긴장했는지 면접 날 찍은 사진이 단 한 장도 없다. 앞으로 사진은 없음)

 

 

다음 날 면접은 4시였다. 하지만 면접 장소가 찾기 어려워 헤맬 수 있다는 후기를 보고 집에서 2시에 출발했다.

참고로 우리 집에서 잠실까지의 소요 시간은 4-50분이다. 뭐, 일찍 도착해도 주변 카페에 앉아 시간을 떼우면 그만이다.

 

3시까지 면접 장소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지하철이 자주 오지 않아 3시 15분쯤 도착할 수 있었다.

면접 장소는 웰빙 센터 지하 일층 강의장이었는데, 가는 길이 매우 복잡해서, 길치인 나는 차라리 지상으로 빙 둘러 웰빙

센터를 찾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지상으로 기어 나와 빙 둘러 면접 장소에 도착했다고 한다.

 

대기실에 들어서니 6x6 모둠 대형으로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굉장히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는데, 다들 얼굴들이 풋풋하여 그렇게 무게감은 들지 않았다. (다들 정말 어리게 생겼다. 그리고 실제로도 평균연령이 20대 초반이다)

 

알고 보니 나 홀로 4시 면접자라, 그냥 맨 뒤에 앉아 있었다. (제일 먼저 도착함) 떨렸지만 왜인지 침착했다.

3시 면접자들이 차례차례 면접실로 들어가고, 4시 면접자들도 조금씩 대기실에 들어와 앉기 시작했다.

같은 모둠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차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긴장이 점차 해소되어갔다.

 

같은 조 사람들에 대해 조금 언급하자면, 나와 같은 휴학생 22살이 2명, 옆의 분은 올해 졸업한 24살, 남자 2분은 휴학한

26살이었다. 전공, 배경은 각자 달라도 공통점은.. 나를 제외하고 전부 집이 멀다는 것이다.

서울 노원부터 수원, 성남.. 다양했다. (사실 우리 집도 거리 상으론 가깝지만 대중교통으로는 약 한시간이다..)

 

대기실 내 매니저? 같은 분이 틈틈이 주의할 사항을 전달해 주는데, 이것이 괜시리 사람을 압박해왔다.

이번 면접에서 많이들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혹시 여기 풀타임 근무 안되시는 분 계신가요?' 하더니 누군가 손을 들면

'그럼 그대로 짐 챙기셔서 귀가하시면 됩니다' 하는 거다. 덧붙여,

'매주 지원받으니 집에 가셔서 또 지원하시면 됩니다' 라고 말씀해주시는데, 맞는 말이긴 하지만..

너구리 회사 정말 노예만을 뽑으려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각자들도 있었다.

3시 면접 타임 분들인데, 3시 면접자들이 아직 많이 대기 중인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2-30분 늦게 도착하자, 면접을 볼

수 없었다. 뭐 이건 당연한 소리긴 하다. 면접 날 늦는데, 앞으로 근무할 때도 늦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그 멘

트.. '그대로 (집으로) 귀가하시면 됩니다' 가 너무 잔인하게 들려..

 

3시 면접자 마지막에서 두번째 조가 들어간 뒤, 그 매니저 분이 다시 말씀하셨다.

'여러분 여기서 도란도란 떠드시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방금 들어간 저 분들처럼 욕설 쓰시면 안 돼요. 면접관님께 그대

로 말씀드렸습니다. 대기실에서의 태도도 매우 중요합니다.'

정말.. 맞는 말이다. 욕은 지나치다. 지원자가 오늘만 110명이라더니, 수이 걸러내는 구나. 한편으로는 대기실에서의 상황

도 반영된다니, 우리 조가 가장 일찍 도착한, 첫 조라는 것도 어느 정도 감안해주실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면접실로 들어서기 조금 전, 4시 면접관 분은 파크 그리팅 쪽 담당자라는 설명을 들었다.

따라서 면접 내용들보다, 밝은 태도가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도 있으니 유의하라는 매니저 분의 덧붙임 말도 있었다.

 

면접이 조금 밀려서 4시 반쯤 면접실에 들어섰다. 면접관 한 분 대 6명의 면접이었다.

면접이라야 별 거 없고 자기소개,지원동기를 준비해 온 대로 이야기하면 되었다. 다들 정말 또박또박 크게 잘 말했다.

이 곳에 지원한 이상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는 없겠지.

 

꼬리 질문도 많았다. 특히 지원자 본인의 전공과 다른 이 서비스업을 언급하며, 지원한 이유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력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묻는 편이었다. 그리고 지원한 파트(어트랙션, 캐릭터 상품 판매, 크리닝, 식음,

크 그리팅, 시큐 등)와 그 이유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지원자들 모두에게 거의 유사한 질문을 했다.

 

휴, 나는 면접 볼 때 이상하게.. 실전에 약하다. 이상하게 요점을 피해가며 빙 에둘러 말한다.그래도 이번 면접관이 파크

리팅 담당자라는 것을 상기시키며, 바로 이 순간 내 외모를 믿어보자고 생각했다. (예쁘진 않지만 행복하게 생겼다)

이것이 입사 면접이 아닌 아르바이트 면접이라는 것을 고려해볼 때, 나는 현실적인 것에서 나의 강점을 찾았다.

 

가까운 거리에 거주

영어 구사 가능

놀이공원 알바다운 상큼 발랄함(?)

 

구구절절한 지원동기는 필요 이상이라 생각, '성실함 + 끼'를 보여주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

나는 그렇게 활달하진 않지만 끼에서는 누구보다 강력한 자신감이 있었기에.. 철면피를 깔고 어트 멘트를 따라했다.

물론 맥락있게..^ 많이들 준비해왔을 거라 생각했지만 다들.. 자신의 서비스 업종 경력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분위

기라.. 민망했다.

 

면접이 끝나고 나오면서 다들 이야기를 나누느라 엄청난 속도로 친해졌다.

나는 내가 붙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기에 굳이 서로 번호 교환까지는 하지 않았다.

노예 아르바이트 면접이지만 다들.. 멀리서부터 오느라 고생이 많다.

(ps. 조원들 중에 같은 학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세상 정말 좁다)

 

면접 합격 문자                                    

                                   

별 희망을 갖지 않고 다른 알바를 찾던 도중(=다음날) 면접 합격 문자가 왔다. 붙었구나.. 알바 붙느라 고생 많았다.

그나저나 교육이 밀려있다더니 언제까지 대기해야 하는 것일까. 빨리 돈 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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