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로그] 롯데월드 캐스트 후기 - (1)

2019. 10. 12. 20:46잡담

 

 

 

 

세상에, 아르바이트 지원 방법 다음의 포스팅이 후기가 될 줄은 몰랐다.  그래도 퇴근하고 오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알바 일기를 쓸 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아주 헛된.. 다짐이었음을 지금 이 순간 증명했다. 롯데월드 퇴사한지 정확히 3달이 된 지금.

 

급하게 찍은 사직서..

 

2019. 03. 25 ~ 2019. 07. 31

4개월 동안 일했다. 4개월이라 쓰고 보니 얼마 동안 일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생색내는 느낌이다. 기억에는 별로 남은 것이 없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힘들어서 그런지, 일하는 동안 시간이 더디게 흘렀다. 초반에는 일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 새로운 맛에 일할 만 했다. 그 이후부턴 지루하다. 사람이 많든 적든, 비수기든 성수기든 말이다. 아무리 재밌을 것 같은 놀이공원 알바도, 음.. 알바도 일이다. 일은 반복이다. 보는 사람들만 매번 바뀔 뿐 말이다. 놀러 오는 손님들도 멘탈에 치명적인 데미지를 입힐만한 진상이 아니면, 기억하기 힘들다. 사람은 사람이요, 음식물은 음식물이고, 매직패스는 매직패스일지니..

#어트랙션, 어드벤쳐 이스트 존

내가 일한 곳은 어드벤쳐, 파크 실내다. '놀이공원 알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 직종으로 일했다. 1층 이스트 존에는 실내 대부분의 빅라이드가 몰려있다. 온라인 상이니 더 자세히 적지는 못하지만, 그래봤자 모 아니면 도라.. 각설하고, 그래서인지 사람이 항상 많고, 연장근무도 빈번하다. 굳이 말하자면 롯데월드에서 가장 마지막에 끝나는 놀이기구..를 운영하는 업장이다. 힘들지만, 그만큼 수당은 많이 쳐준다.

#급여, 연장 근무

급여 명세서를 어플로 확인할 수 있다. 세금을 때면 저 정도를 받는다. 연장수당, 야간수당을 많이 챙기기 때문에 다른 어트랙션 업장에 비해 급여를 더욱 넉넉하게 받는 편이다. 그 전에 근무시간에 대해 말하자면, 연장이 아닌 기본 근무시간은 보통 8시간(점심시간 1시간 제외)이다. 이를 넘으면, 초과한 만큼을 1시간에 1.5배를 해서 수당을 받게 된다. 하지만 연장근무도 한 주, 한 달에 40시간?정도 제한이 있어 이를 넘길 수는 없다. 연장 근무는 내 의지대로 하고 안 하고를 정하는 게 아니다. 그냥 바쁜 업장이면.. 하고 안 바쁜 업장은 할 필요가 없다. 일하는 인원은 없는데 손님은 점점 많아지니까 연장 근무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오픈조(9시출근)는 보통 8시까지 일해서 연장2시간, 마감조(12시출근)는 10시까지 일해서 연장1시간을 챙긴다. 파크마감이 11시인 주말(보통 금,토요일을 주말이라 칭함)에는 1시간씩 더해져 각각 연장3시간, 2시간씩 챙긴다. 가끔, 손님에 비해 출근 인원이 많은 날을 그 주에 연장 시간이 가장 많은 사람 순으로 정퇴(6시)를 받는다. 연장은.. 솔직히 너무 힘들다. 매일 정퇴만 했어도 몇개월은 더 일할 수 있었을텐데..

이건 근무기록부다. 08:50이 오픈 타임이고, 12:00이 마감 타임이다. 옆에는 연장 시간이 적혀있다.

 

#스케줄 근무

롯데월드 캐스트는 스케줄 근무다. 즉, 고정된 시간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매주마다 새로운 출근 코드가 부여된다. 대개는 주 5일 출근으로, 오픈과 마감을 고루 섞어서 하게 된다. 우리 업장의 경우 캐스트들의 스케줄은 직원(업장 바이저, 대리 등)이 짠다. 고참 캐스트가 관여하기도 한다. 휴무의 경우 하루는 선착순으로 신청하고, 나머지 하루는 랜덤으로 배정된다. 따라서 롯데월드 일을 제외한 고정 스케줄로 다른 일을 하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 어트랙션의 출근 코드는 D출(오픈9시), E출(10시), F출(11시), G출(마감12시), H출(1시), I출(2시)가 있다. 우리 업장의 경우 F출부터는 보통 마감코드로 분류된다. 요즘은 워낙 인원이 없어서 E출도 마감코드를 받는다고 한다. 그럼 하루에 12시간을 일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왜 나만 마감이야 하는 마음보다는 그만큼 내 통장에 돈이 더 쌓이겠구나 하는 마음가짐으로 일하는 것이 더 좋다.

우리 업장 캐스트들의 스케줄 표다. D가 오픈 코드고 G가 마감 코드. 빨간 숫자가 휴무날이다.

 

#근무 로테이션

어트 한 업장 당 보통 2~3개의 어트랙션을 함께 맡게 된다. 단일 업장은 드물다.  후렌치 레볼루션 - 범퍼카, 신밧드의 모험 - 스페인 해적선 이렇게 같이 운영하게 된다. 어트랙션A - 휴식 - 어트랙션 B - 휴식 -밥 - 어트랙션 A -...이렇게 하다가 하루가 끝이 나는 것이다. 포지션은 CPO, 게스트 근무자를 제외하면 T(티켓 근무자), L/D(로더), U/D(언로더)로 나눌 수 있다. 복잡하게 생각 말고 그냥 T는 앞에서 입장받으면서 손님 수 카운트하는 역할, L/D는 역시 손님 입장시키는 역할, U/D는 멘트하는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업장마다 조금씩 상이해서, 일할 예정인 사람은 그냥.. 들어가서 확인하면 된다. 어느 정도 짬이 차게 되면 기구를 조작하는 포지션인 CPO, 손님 줄 관리하고 불만 사항 컨트롤하는 게스트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당일 최고참 캐스트가 보통 G(전체게스트)를 맡게 된다. 손님 컴플레인이 걸리거나 트러블 사항이 생기면 제일 먼저 조치를 취하고, 캐스트들과 직원 사이를 연결하며, 업장의 모든 잡일..을 도맡아 한다. 무전기를 차고 있는 캐스트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렇게 게스트 근무를 하는 캐스트들은 포지션 근무와 다르게 서로 빠르게 연락이 닿아야 하기 때문에.. 근무 중에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혹시나 파크 내에서 쉬는 시간이 아닌 일하는 중에 휴대폰을 사용하는 캐스트들이 있다면.. 딴짓이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업장 포지션 표. 마젠타 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내가 해당 날에 돌았던 포지션이다.

 

#캐스트 승급제, F,J,S 캐스트

캐스트들도 등급이 있다. 보통은 입사일 기준이다. 일한 짬과.. 직원 평가.. 등을 기준으로 J, S 캐스트로 승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급여도 일반 캐스트들에 비해 1~20 정도 더 받는 걸로 알고 있다. 그 외에 CPO 조작 수당(5만원), 베스트로티,로리(훈장뱃지 및 추가수당-기억안남), 기타 표창장 등등 돈을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경로가 있다. 이런 걸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느냐? 오래 일하면 된다. 승급제는 아니지만, 격려 차원에서 로티스 행복 쿠폰이나 벨루가 조회 때 롯데시네마 영화관람권을 주기도 한다. 기준은 직원 마음이다.

S캐스트 승격을 위해 같은 업장 캐스트들에게 동료 평가 문자도 온다.

 

벨루가 조회 때 받은 롯시 관람권

 

#밥, 모리스키친, 로티스카페

롯데 직원식당 밥은 맛이 없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나는 막입이라 크게 불만은 없었지만, 에버랜드 직원 식당 밥이랑 비교해보니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실제로 먹어봄). 크게 보면, 1. 양이 적음 2. 덮밥이 주메뉴인데 밥이랑 소스랑 매번 따로 놀음 3. 그냥 맛없음.의 이유다. 먼저, 양이 정말 적다. 주메뉴가 확실히 부실하다. 예를 들어 닭강정이 주메뉴일 경우, 염소똥 크기의 강정들 꼴랑 6~7개가 전부다. 과장이 아니라 누가 봐도 매번 양이 부실하다. 반찬 또한 자주 떨어진다. 양을 매일같이 적게 계산해서 만드는 이유는 뭘까? 3차(마감자)일 때 먹으러가면 고로케 반찬의 자리에는 항상 문어탕수가 있었다. 마감자에게 든든한 저녁식사는 필수적인데, 3차로 밥을 먹으러가는 주말에는 정말.. 서럽다. 하지만 이렇게 어딘가 부족한 식사는 식당 맞은편의 로티스카페가 채워준다. 아메리카노 하나의 가격이 1500원, 휘핑이 가득 올라간 아이스 초코 등의 메뉴 또한 2500원이면 마실 수 있다. 가격이 싸서 그런지 보통 캐스트들끼리 같이 가면 가위바위보로 몰빵내기를 한다. 그렇게 많이들 돌아가면서 사먹는다. 아이스초코가 가장 명물이고.. 복숭아 아이스티에 샷추가를 한 일명 '복아티'도 인기가 많았다.

롯데 직원식당 밥이다. 4개월 동안 제대로 찍은 사진이 이것 뿐이라는 게 놀랍고.. 이번 건 또 괜찮았네.

 

로티스 카페 아이스초코다. 초코드리즐이 가득 올라간 휘핑크림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일하는 동안 살이 많이 쪘다..

 

#출근 과정

캐스트들은 보통 어느 지역에 살까? 기숙사가 있는 에버랜드와 달리, 롯데월드는 출퇴근 시 집과의 거리가 무척이나 중요하다. 멀면 멀수록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을 것이다. 출근 과정이 단순하지는 않다. 2호선 잠실역에 내려서 파크 입구에 다다라, 라커 내부로 들어가 전날 입은 커스튬(옷)을 환복한다. (본인은 여잔데, 머리를 묶거나 땋고, 악세사리와 스티커를 붙이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을 들였다.) 그다음 핑거를 찍고 파크 내부로 들어가 본인 업장에 다다르기 까지, 시간이 꽤나 걸린다. 파크가 넓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이 잠실과 가까운 것은 최고 장점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집과의 거리가 근태 및 성실도와 반비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 주변에만 해도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지각이 잦은 사람들이 몇몇 있을 것이다. 캐스트들이 사는 곳은 잠실에서부터 김포, 인천 경기 각 지역까지 매우 다양하다. 가끔 토요일에 11시 마감을 끝마치고 나오면, 환승 지점 막차를 놓치는 일이 부지기수다. 택시비? 안 준다.

 

#다음 포스트

에는 캐스트 생활이나 느낀점.. 에 대해 쓰고 끝마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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